
남강고등학교 16회 졸업생들로 구성된 ‘몸부림산악회’ 회원들이 지난 11월 29일, 경기도 포천 명성산으로 가을 마지막 길을 따라 산행에 나섰다. 억새가 능선을 덮은 장관을 배경으로 한 이번 산행에는 성영진 동문을 비롯한 다수의 동기들이 참여해 단풍이 채 남아 있는 초겨울 자연 속에서 우정을 나누고, 젊은 시절의 추억을 되새겼다.
산행은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한껏 옷깃을 여미게 하는 초겨울 바람 속에서도 발걸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등룡폭포를 지나며 들려오는 물소리는 마음마저 맑게 씻어줬고, 각자의 삶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걷는 내내 능선을 따라 황금빛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며 장쾌한 풍경을 연출했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제법 가파른 편이었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나누는 동기들의 웃음과 이야기꽃은 오르막길의 수고를 잊게 해주었다.
이번 산행은 단순한 등반을 넘어, 40년이 넘는 우정의 끈을 확인하고 서로의 변함없는 현재를 응원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분주히 살아가다가도 틈날 때마다 다시 산으로 모이는 이들의 우정은 결코 흔하지 않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다정히 등을 두드리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몸부림산악회의 발걸음은 초겨울의 명성산을 오히려 따뜻하게 물들였다.
성영진 동문은 “날씨는 쌀쌀했지만 마음만은 포근했다. 풍경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한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몸부림산악회의 다음 산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