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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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고등학교 모형항공부 선후배들이 2025년 어느 가을날,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하나가 됐다. 그들은 지난 40여 년이라는 시간의 강을 건너, 여전히 가슴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청춘과 우정을 꺼내기 위해 6회 선배의 본가에 모였다. 이번 만남은 8회 졸업생 이준우 동문의 제보로 알려지면서, 모형항공이라는 특별한 활동을 매개로 맺어진 이들의 이야기에 다시금 조명이 비춰졌다.

학창시절 모형 비행기를 만들며 함께 밤을 지새우고, 비행 조종 원리와 날개의 곡률 하나하나를 고민하던 그 시절. 낡은 교복을 입고 운동장에서 날렸던 한 조각의 비행체가 당시에는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삶의 일부였다. 그 키 작은 고등학생들이 커다란 꿈을 얹어 날려 보내던 그 시간들은 어느덧 중년과 노년이 된 이들 각각의 인생의 방향키가 되어주었다.

이번 모임에서 6회부터 10회에 이르는 선배들과 후배들은 서로의 눈빛에서 여전히 변함없는 애정을 읽었다. 직장도, 사는 곳도, 인생의 결도 달라졌지만 공통된 기억은 여전히 선명했다. 웃음 가득한 대화 속에는 “그땐 말이지”라는 말머리와 함께 잊혀졌던 사연들이 피어났고, 그 옆에 나란히 놓인 종이비행기에는 여전히 소년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마음으로 응답한 이번 모임은 단순한 재회의 자리를 넘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끈’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증명이었다. 남강 모형항공부. 그 이름 하나로 이어진 인연이 지금도 하늘을 향해 다시 날고 있다. 그리고 이 우정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절대 추락하지 않을 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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